Ha Junsoo (河 俊 秀)

설연휴 하루 전날

2017-01-26

오늘은 1층 편의점 김동노씨가 명찰을 차지 않은 채 출근했다. 중소기업 사장 최가놈도 직원들 향한 삿대질을 하루쯤 건너뛰려는 듯 출근하지 않았고, 출근길 7호선도 내 친구 머리숱처럼 빈 자리가 듬성듬성 나 있었다.

매일같이 괴롭히던 업무용 메신저도 조용하다. 명찰 떼고 출근한 편의점 직원처럼 녀석도 읽지않음 알림표시를 떼고서 오른쪽 구석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.

마치 가산의 신이 가산의 모든 것을 절반 덜어내고서 '이래도 가산은 잘 돌아가나' 하고 실험을 하는 것만 같다. 명찰을 덜어내고, 읽지않음 표시를 덜어내고, 사람을 덜어내고, 찌푸려진 미간을 덜어낸 가산은 그 어느때보다도 걸음걸이가 가볍다.